윈도7, 안정성ㆍ사용편의 높인 차세대 OS `주목` 20∼60초 빠른 부팅… '멀티터치' 신기능 눈길
운용사양 낮춰 모든 PC서 구동… 연내 상용화
이달초 미국 LA에서 윈도 기반 기기 기술자를 대상으로 한 WinHEC 행사가 열렸습니다.
세계 PC 업체가 총출동한 이 자리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는 차세대 PC용 운영체제인
윈도7을 레노보, 후지쯔, 아수스 등 다양한 노트북에 설치해 공개했습니다.
윈도 비스타의 후속 모델인 차세대 PC용 운영체제 `윈도7' 개발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
에 접어들었고 곧 공개될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였습니다.
한국MS에 따르면 윈도7의 핵심 개발 컨셉은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것입니다.
MS는 1년에 두번 정도 소비자 테스트를 하는데 과거 비스타 개발 당시와는 달리 소비자
들 대부분이 새로운 기능보다는 `부팅시간을 줄여달라', `클릭수를 줄여달라' 등 기본
기능향상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고 합니다.
부팅 속도는 개발 초기단계부터 가장 중요한 개선사항이었습니다. MS는 메모리와 드라
이브 관리를 최적화하고 부팅 과정에서 함께 구동되는 모듈의 수를 조정한 것으로 알려
져 있습니다. 그 결과 윈도7의 평균 부팅시간은 20~60초, 심지어 15초 이내에서 부팅이
이뤄진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가벼워진 만큼 윈도7은 거의 모든 PC에서 구동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베타 버전
을 사용해본 전문가들은 1GHz 정도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한 넷북에서도 SSD와
같은 읽고 쓰기 성능이 강화된 하드디스크를 설치하면 무리 없이 윈도7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또 작업표시줄의 인터넷 익스플로러 아이콘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인터넷에 연결된 모
든 창이 미리 보기로 나타나는 등 클릭 수를 줄이도록 개선했고, 오피스 2007에서 선보
인 리본 인터페이스를 그림판, 워드패드 등에 적용해 인터페이스 일관성도 높였습니다.
특히 비스타에서 관리자 로그인을 하지 않은 경우 사용자를 가장 귀찮게 했던 `알림'
기능을 줄여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신기능도 추가됐습니다. 멀티터치가 대표적인데 윈도7은 최대 57개 터치를 동시에 인식
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만을 이용해 사진이나 문서를 확대, 축소할 수 있어 영화 `마이
너리티 리포트'처럼 사용자가 여러 개의 창을 움직이면서 데이터를 수정, 가공하는 것
도 가능합니다.
이미 상용화된 제품도 있는데 지난해 출시된 멀티터치 PC `서피스(Surface)'는 곧 국내
모 명품 브랜드 매장에도 첫선을 보인다고 합니다.
MS는 윈도7을 연내에 출시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MS 관계자는 "윈도
7 베타는 윈도 역사상 가장 안정적인 운영체제이며 3년이라는 운영체제 신제품 발표
주기는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PC 제조업체에 제공되는 비스타 RTM이 발표된 것
이 지난 2006년 11월이니 늦어도 올 11월에는 윈도7 RTM 버전이 나올 것이라는 암시인
셈입니다. 연말 PC 시장에서 윈도7 특수를 기대하는 PC업체와 메모리 업체의 바램도
외면할 수는 없겠지요.
또 한국MS는 윈도7이 윈도 브랜드의 부활을 알리는 상징적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혁신적 인터페이스와 보안 기능을 강화한 전작 비스타가 높은 하드웨어 사양,
잦은 보안 경고창 등으로 기대만큼의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을 만회하겠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 8 버전을 윈도7보다 6개월 이상 빠른 3월에 발표하는 것도 두 제품을
동시에 발표해 격렬한 호환성 논란에 휩싸였던 사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대비책으로도
읽힙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윈도7의 가장 큰 경쟁자는 비스타라고 말합니다. 윈도7에 대한
평가는 역설적으로 비스타에 대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른바 `비스타 학습효과'를 깨는 것이 윈도7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것이라는 해석입니다.
특히 윈도의 점유율이 사상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있어 윈도7의
성공여부는 전체 운영체제 역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MS 입장에서 긍정적인 점은 윈도7 베타버전에 대한 얼리어답터의 평가가 호의적이라는
점입니다. 하드웨어 업계에서 불만을 토로할 정도로 낮은 사양에서도 운용이 가능하고
번거로운 경고창을 크게 줄인 점 등이 호평을 받는 대표적인 개선사항들입니다.
인터넷이나 오피스 프로그램, 게임 정도를 이용하는 개인 사용자라면 PC를 바꾸거나
넷북 등을 새로 구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윈도7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문제는 대규모로 윈도XP를 사용하는 기업고객들입니다. PC를 수천대 규모로 사용하는
이들은 기존에 회사 내부에서 사용하던 윈도 XP용 소프트웨어와의 호환성, 안정성 등의
문제로 비스타 도입에 소극적이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야말로 수익성 높은 고객
이라는 점입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윈도XP의 PC 1대당 매출은 34달러 정도지만 오피스
프로그램은 4~12배까지 매출을 올린다고 합니다.
대기업들은 고가의 MS 서버 프로그램까지 구입할 수 있는 잠재고객이라는 점에서 MS가
이미 포화된 PC 시장을 넘어 고성장 가도를 달리기 위해서는 윈도7로의 전환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에 있어 윈도7은 비스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윈도7은 비스타 기반 위에서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윈도XP에서 비스타로 전환하는 것
이나 윈도XP에서 윈도7으로 바로 넘어가는 것이나 기존 소프트웨어를 수정, 재개발하는
측면에서는 사실상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비스타 출시 당시 캐치 프레이즈는 `WOW'
였습니다. `와우' 감탄사가 나올 만큼 각종 신기술과 신기능의 집약체라는 것이지요.
3년이 지난 지금 MS는 윈도XP를 사용하는 기업 고객들에게 어떤 메시지와 전략으로
윈도7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설득하려고 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기사입력 2009-02-27 08:00 박상훈기자 nanu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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